도쿄올림픽 서핑 - 최고의 해설이라고 극찬
'서핑'은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채택된 종목으로 송민 국가대표 감독이 '남자 서핑 결승전' 해설을 했습니다. 경기 룰과 특성에 대해 모르는 종목들을 볼 때 해설자가 설명을 잘 해줘야 이해가 빨리 되는데 가끔 어떤 종목의 해설자들은 본인이 감탄하기만 바쁘고 해설은 뒷전인 경우가 있어 답답했습니다. 해당 종목에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왜 실수인지 점수를 높게 받는 동작인지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으니까요.
서핑 결승전을 보는데 얼마나 시원하게 이해가 쏙쏙 되도록 해설을 해주는지 보면서 감탄했습니다.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가 아니다 보니 흥미가 떨어질 법도 한데, 송민 해설 위원이 서핑의 룰을 하나씩 설명해 주고, 결승에 오른 두 선수의 경기 스타일, 인생 스토리나 일화도 풀어주는데 경기도 경기지만 해설을 듣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결승전에 올라온 두 선수는 일본의 이가라시 가노아와 브라질의 이탈로 페레이라 였습니다. 두 선수의 성장환경과 배경을 조금만 알아도 왠지 특정 선수를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송민 해설 위원이 포인트를 잘 잡아서 해설을 해주었습니다.
이가라시 가노아(일본) : 2019년 월드랭킹 6위.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엘리트 코스로 서핑을 배워 다시 일본으로 귀화한 케이스. 까다롭게 파도를 가려 자신 있는 파도를 잘 골라내서 성적을 내는 타입으로 어렵거나 자신 없는 파도는 피하는 경향. 하지만 자신 있는 파도에서는 한방이 있고 아이돌 스타일의 서핑을 추구.
이탈로 페레이라(브라질) : 2019년 월드랭킹 1위. 브라질의 북동부 빈민촌에서 태어나 어부인 아버지를 두었음. 어릴 적 얼음을 덮어두는 아이스박스 뚜껑으로 서핑을 시작했고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세계 정상까지 올라온 자수성가 타입. 파도를 가리지 않고 부딪혀 이겨내는 챔피언의 자질을 갖추었고 힘과 코어가 좋아서 턴과 랜딩을 매끄럽고 안전하게 수행. 본인이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서인지 봉사활동과 선행을 많이 하는 걸로 알려짐.
약간 송민 해설 위원의 사심이 느껴지기도 하고 선수들의 TMI를 알고 보니 브라질 선수를 응원하면서 보게 되더라고요. 이미 송민은 경기 시작도 전에 브라질 선수의 승리를 예상한 느낌입니다.
결국 브라질의 페레이라 선수는 27일 일본 쓰리바사키 서핑 비치에서 열린 남자 서핑 결승전에서 일본의 이가라시 가노아 선수를 누르고 올림픽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해설을 듣다 보니 시간이 순삭 된 기분이네요.ㅎㅎ (최종 스코어 15.14)
송민 해설 위원의 해설 중 기억에 남는 멘트가 있었습니다.
'똑같은 파도는 절대 오지 않는다.'
태풍의 영향으로 부유물이 올라오고 파도의 질이 좋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환경이 좋고 나쁘고는 상관이 없고 어차피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바다에서 경기를 한다는 겁니다.
'사실 좋은 파도를 고르는 것 자체도 선수들의 역량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지금 현재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치바현의 스가라사키라는 해변은 저도 몇 번 방문을 했었는데, 제가 방문을 했을 때 파도가 좋았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이런 상태, 비슷한 상태였던 거 같은데, 선수들이 사실 이런 상태를 불평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두 선수들이 똑같은 상황에서 경기를 하고 있고, 그 상황을 감안해서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열심히 하면 됩니다. 아마 인생하고 닮은 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통찰력이 있는 해설입니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기량이 좋다고 하니 다음 올림픽을 기대해봐야 겠습니다. 송민 해설위원이 부모님들께 아이들에게 서핑을 가르쳐보라고 권유하는데 혹하네요.ㅎㅎ 송민 해설위원의 다음 해설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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