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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브루라이프

서사 완벽한 우리나라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팀

by J소담 티조아 2021.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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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사 완벽한 우리나라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팀' 

 

불과 10년 전만 해도 펜싱 불모지였던 우리나라가 어느 순간 세계무대에서 많은 선수들이 활약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운동 분야는 인프라와 스폰만 제대로 갖춰지면 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천재들이 씨가 마르지 않아서 국제 대회를 치르다 보면 메달들이 쏟아지더라고요. 그중 실력뿐 아니라 훈훈한 외모까지 갖춘 우리나라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팀을 소개해 드립니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팀 (오른쪽부터 김정환, 김준호, 구본길, 오상욱)

 

김정환(맏형)

- 전 세계 랭킹 2위, 현 세계 랭킹 15위
- 올림픽 금메달, 동메달 리스트
-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 그랜드 슬래머
- 체육훈장 최고 훈장 청룡장 수상
- 나이가 곧 불혹이라 은퇴 선언을 두 번이나 하고 이제 좀 쉬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또 멱살 잡혀서 국대로 끌려오심.🙄

구본길(둘째)

- 전 세계 랭킹 1위, 현 세계 랭킹 9위
-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 그랜드 슬래머
- 체육훈장 최고 훈장 청룡장 수상
- 국제 펜싱 연맹 명예의 전당 헌액

김준호(셋째)

-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 육군 복무 중에 아시안게임 금메달 따고 병장 때 칼 전역함.😆

오상욱(막내)

- 전 세계 랭킹 5위, 현 세계 랭킹 1위
-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 나이가 먹을수록 기량이 올라와 현재는 형들 제치고 세계 랭킹 1위
- 막내 온 탑 실사판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팀 (왼쪽부터 김정환, 김준호, 오상욱, 구본길)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팀 (왼쪽부터 김정환, 김준호, 오상욱, 구본길)

 

아니 얼굴들 실화인가요? 투구 벗을 때마다 감탄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선수 개개인의 스타일을 먼저 보자면 맏형 김정환의 플레이 스타일은 짧고 간결한 스텝, 엄청난 순발력의 막고 찌르기의 대가입니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김정환

 

가벼운 스텝으로 상대방을 구석에 몰고 막고 찌르기 혹은 베기가 특기인데 위의 장면에서는 마지막에 투구를 벗고 어이없어하는 프랑스 선수가 킬포. 펜싱은 대대로 유럽인에게 유리한 스포츠이고 세계 대회에서도 유럽권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판정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납니다.(그래서 아시아 선수들에게 펜싱은 심판과의 싸움이라고 할 정도) 하지만 K성질머리를 가지고 있는 우리의 김정환은 참지 않습니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김정환

 

위의 장면은 심판이 상대 유럽 선수에게 편파 판정하자 항의한 뒤 결국 비디오 판독 끝에 오심인 게 판정이 납니다. 그러자 심판을 저 표정으로 째려보면서 피스트 시작점부터 끝까지 워킹하는 장면이라고 하네요. 심판이었으면 겁내 쫄릴 듯.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김정환

 

하지만 경기 스타일이나 경기 전, 후 그리고 펜싱하면서의 모든 애티튜드가 엄정 젠틀해서 정작 외국 선수들 사이에서는 젠틀한 선수라고 소문이 나있습니다.

 

둘째 구본길은 머리가 좋은 선수로 유명합니다. 괜히 전 세계 랭킹 1위, 세계펜싱협회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가 아니죠.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구본길

 

주특기는 상대의 단점을 캐치해 나의 장점으로 만들어서 역이용하는 스타일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세계 랭킹 1위를 할 수 있었던 게 유연성이 좋거나 신체적으로 크게 뛰어나지도 않은데 시합 때마다 상대를 분석해서 전략적으로 대응해서 승리를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네요.

 

막내 오상욱키가 190cm가 넘는 장신입니다. 아시아에서 보기 힘든 장신에 긴 팔, 다리를 가졌는데 키가 큰 선수 특유의 묵직한 느낌이 없고 작은 선수들의 장점인 스피드를 가졌다고 합니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오상욱

 

오상욱은 올해 3월 헝가리에서 열린 월드컵에 참가했다가(금메달 획득) 경기 후 코로나가 확진되어 한 달 동안 훈련을 못했다고 합니다. 펜싱 선수들은 종목 특성상 한쪽 다리 근육을 많이 쓰기 때문에 오상욱도 한쪽 다리만 굵어서 바지를 살 때 두꺼운 쪽에 맞춰서 사야 했는데 격리치료를 받으면서 운동을 못하니 양쪽 다리 사이즈가 똑같아졌다고 하네요. 다행히 그 후 운동 강도를 높여 대표팀에 합류했다고 합니다.

 

다들 신체조건이 좋다 보니 상대적으로 맏형 김정환 선수가 작아 보이지만 178cm, 180cm, 182cm, 192cm(나이순 키)라고 하네요.

 

그리고 또 한 가지 포인트. 사브르팀은 팀워크가 좋기로 유명합니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김정환, 오상욱

 

 

 

단체전 시합에서 막내 오상욱과 바통터치 전 조언을 해주는 맏형 김정환의 모습인데 볼 꼬집, 쓰담쓰담 하면서 귀여워하는 이유는 둘 나이 차이가 13살입니다.ㅎㅎ

 

실제로 오상욱은 인터뷰마다 롤 모델이 김정환이고 '김정환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합니다. 본인이 나이가 어려서 경험 부족으로 단체전에서 실점을 많이 하면 김정환이 가장 격려해 주고 계속 피스트 밖에서 박수치고 기합을 넣어준다고 하네요. 인터뷰마다 김정환을 찾으니 김정환은 '사람들이 내가 (인터뷰 그렇게 하라고)시킨줄 알잖아'하고 당황스러워한다는 후문.ㅋㅋ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오상욱

 

막내 오상욱이 마지막 주자로 나가서 우승을 확정 짓고 신나서 형들한테 팔 벌리고 뛰어오는데, 둘째 구본길이 반대편 선수와 심판에게 먼저 인사하고 오라고 하자 팔 벌려 뛰어가던 자세 그대로 턴해서 인사하러 가는 장면입니다.ㅎㅎ

 

이 둘의 관계성도 좋은 게 지난번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두고 두 선수가 맞붙었는데 구본길은 이 경기에서 이겨야 최초의 아시안게임 3연패이고 오상욱은 이 경기에서 이겨야 군 면제가 걸려있었습니다. 경기 내용도 막상막하라 14 대 14까지 갔다가 구본길이 먼저 15점을 선취하면서 우승합니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구본길, 오상욱

 

서로 한치의 양보 없이 치열하게 경기를 했는데 선후배 관계나 우승 어드벤티지를 의식해 적당히 하는 거 없이 각자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금메달을 딴 구본길이 우승하고도 고개를 못 들고 미안해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오히려 오상욱이 위로해 줬고, 구본길은 꼭 단체전 금메달을 따서 군 면제를 도와준다며 울먹이면서 인터뷰를 했다고 합니다.ㅎㅎ 실제로 단체전 금을 거머쥐며 군 면제가 되었죠.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팀

셋째인 김준호는 살짝 츤데레 느낌. 막내가 잽싸게 뛰어가서 투구를 건네주네요. 실제로 경기 스타일은 김준호가 넷 중 가장 차분한 편인데 인터뷰를 보면 형들 몰이가 보통 수준이 아닙니다. 주 타깃은 구본길이라고 하네요.ㅎㅎ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팀

 

첫째 형이 감독님 말씀 듣느라 바쁘면 둘째가 살뜰하게 챙겨주는 모습이네요. 실제로 두 사람은 10년 넘게 세계랭킹 1, 2위를 다퉜던 라이벌이자 같은 소속팀에서도 10년을 활동하고 있어서 너무 친하다고 합니다.

 

TMI로 김정환은 원래 야구선수, 구본길은 축구선수를 했습니다. 둘 다 우연한 기회로 펜싱을 하게 됐고 너무 잘해서 아예 펜싱 선수로 전향하게 된 케이스라고 합니다. 운명의 데스트니.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팀

 

그리고 두 사람이 붙은 경기들은 꿀잼으로 유명합니다. 이유는 펜싱의 경우 아무리 기존 선수에 대한 데이터가 있어도 막상 대회에서 붙으면 초반엔 기싸움과 상대를 파악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하는 편인데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아서 시작하자마자 미친 듯이 달려들어 찌르고 막고 베고 난리가 난다고 하네요.

 

사브르가 펜싱 종목 중 가장 과격하고 공격적인 종목인데 두 사람의 실제 경기를 보면 납득이 된다고 합니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팀

형 둘과 막내 둘의 성격이 잘 보이는 짤이네요.ㅎㅎ 우승 경험도 많으면서 입 찢어지는 형들과 세계선수권 첫 우승인데 됐고 피곤하니 집에 가자라는 얼굴의 두 동생. 형들이 집에서 막내라고 하더니 애교 넘치고 깨발랄합니다.

 

우리나라 펜싱 사브르팀이 유럽 텃밭인 펜싱에서 유력 금메달 후보팀인 이유가 팀원 전부 세계선수권자로 구성되어 있어서라고 합니다. 단체전은 팀원들이 교대로 나가면서 최종 스코어에 도달하는 게 목표인데 상대팀 입장에서는 탑 랭커가 나가면 또  탑랭커가 반복해서 나오는 그림이죠.ㅎㅎ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팀

 

선수들 간의 관계성과 팀워크가 좋아서 앞으로도 계속 보고 싶은 팀입니다. 꼭 스스로가 만족하는 경기를 해서 올림픽 메달을 따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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