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탈출'이라는 프로그램이 처음 나왔을 때 '크라임씬'과 유사한 포맷이 나왔다는데에 먼저 기대를 했고, 더 방대한 세계관과 웅장한 스케일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지난 시즌3까지 맥을 잘 이어오며 매니아들이 많이 생겼고 시즌4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많았죠. 마지막 회에서 경성을 방문했던 멤버들이 타임머신을 통해 또 다른 임무를 맡는다는 예고에 더 기대를 했을듯합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출연하는 멤버들의 성의 없는 모습과 극에 몰입을 방해하는 행동들이 곳곳에 보여 이를 보는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사전 모임에서 피디가 첫 번째 촬영 내용을 고지해 주고 복습을 해오라고 했는데도 신동과 유병재 단 2명만 복습을 해왔습니다. 시청자들은 지난 내용을 외울 정도로 유튜브에서 실시간 재방송을 해줄 때마다 보고 있는데 말이죠.
이런 부분들은 곧 시청자와의 유대감을 깨뜨리고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멤버 교체, 철밥통이라는 말이 계속 나오는 것 같아요. 제작진이 준비하는 스케일에 비해 솔직히 친구들끼리 방 탈출 게임하러 놀러 온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바로 전에 방영되었던 '여고추리반'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같은 제작진이 만듦) 빨리 '여고추리반' 2편을 보고 싶네요.
'토끼풀'은 시즌3의 가장 마지막 편인 '백투더경성' 에피에 나오는 인물로 워낙 임팩트가 커서 백투더경성=토끼풀(하석진)으로 기억하는 시청자들도 많았죠. 그런데 김종민은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몇 시즌인지 물어보고 복습해오라는 걸 까먹었다고 얘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 당당해서 이게 진짜인지 아니면 설정인지 헷갈리기까지 하네요. 유튜브에 요약본 2~30분짜리도 올라오던데 의지가 있으면 어떻게든 복습을 했겠죠.
차에 타서 '백투더경성'편에 대한 문제를 내는데 신동과 유병재만 정확히 기억을 합니다. 물론 비밀번호까지는 기억이 안날 수도 있는데 방송을 보면 두 명만 확실히 복습을 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박강인'은 다른 에피에 나온 핵심 빌런인데 이름도 기억을 못 하네요. 나름 프로그램 안에서 멤버들끼리 정해진 역할이 있고 우등생, 열등생으로 나눠서 예능적인 요소로 활용하는 건 알겠는데 이 프로그램은 따지고 보면 리얼리티 예능입니다. 멤버들에게 대본이 따로 주어지지 않고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면서 시청자들이 몰입을 하는 건데 그 몰입을 깨는 요소들이 너무 많아요. 제작진이 준비해놓은 장치에 비해 출연자들의 역량이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물갈이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얼마나 몰입을 방해하는지 몇 장면만 봐도 알아요. NPC가 지금은 심각한 상황이고 탈출해야 하는 멤버들의 의상도 지금 시대 의상이 아니니까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조심하면서 다녀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그런데 세트장 구경한다고 귓등으로도 안 듣는 모습입니다.
NPC가 계속 경고를 하는데도 말을 안 듣고 경비가 삼엄한 주변 풍경에 아랑곳 없이 조심성 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눈에 띄지 말라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나요? 저렇게 몰입이 깨지게끔 연기를 한다는 거 자체가 이해가 안 됩니다. 니들이 집중하고 극에 몰입을 해야 시청자들도 같이 몰입을 한다고요... 지난 시즌부터 저런 상황들이 왕왕 있었는데 이번엔 너무 심해서 하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에피 중 가장 호평을 받았고 저도 가장 좋아하는 에피가 '살인감옥'편 입니다. '문제작 남자팀 3인'이 출연한 콜라보 에피소드인데 실시간으로 '이장원' 얼굴이 나오는 순간 저도 모르게 소리 질렀던 기억이 나네요.
문제적 남자팀이 머리가 좋고 이해력이 빨라서 문제도 잘 풀고 무엇보다 굉장히 몰입해서 참여해 주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예능감도 잘 살리더라고요. 이렇게 특징 있는 게스트를 특별 출연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 같습니다.
정종연PD가 대탈출4 제작발표회에서 '추리력보다는 몰입을 유도하는 (멤버들의) 평범한 면모가 중요하다. 시청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참여를 유도하는 면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능인들은 프리랜서이지 않나. 안정적인 고용을 추구한다'라고 못 박았습니다. 멤버 교체는 없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분위기 쇄신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일부 멤버들은 '안정적인 고용'에만 취해있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은 추리력이 있어야 몰입도 빨리 됩니다. 매너리즘에 빠져있고 답답한 모습만 보여준다면 어떤 시청자가 좋아할까요?
지난 시즌까지 한 번도 불만사항을 어디 얘기해본 적이 없고 멤버 구성도 그냥저냥 만족하면서 봤는데 이번엔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프로그램에 애정이 있어서 이렇게 포스팅을 하는 입장이니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한번 돌아봤으면 합니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점 나아지길 바랍니다.
댓글